비판과 비난에 대한 오해

현실 세계에서든 인터넷 상에서든 비판과 비난을 구분하지 않고 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지 않는 사람의 의견을 비판하니 왜 사람을 함부로 비난하냐고 하는가 하면, 다른 의견을 비판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죠. 우리는 비판과 비난을 확실히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비판과 비난의 정의

비판01(批判)[비ː-]
「명사」
「1」사물의 옳고 그름을 가리어 판단하거나 밝힘.
「2」『철학』사물을 분석하여 각각의 의미와 가치를 인정하고, 전체 의미와의 관계를 분명히 하며, 그 존재의 논리적 기초를 밝히는 일.

비난(非難)[비ː-]
「명사」
「1」남의 잘못이나 결점을 책잡아서 나쁘게 말함.
「2」『북한어』터무니없이 사실과 전혀 맞지 않게 헐뜯음.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딱 봐도 두 단어의 정의는 다릅니다. 비판은 논리적으로 판단해 어떤 의견이 옳은지 틀린지 밝히는 일을 뜻하는 반면에 비난은 근거없이 일방적으로 어떤 의견을 나쁘게 말하는 것을 뜻합니다. 즉, 비판은 정상적인 토론의 한 과정이고 비난은 그렇지 않죠.

왜 이런 오해가 생겨났을까?

비판과 비난은 기본적인 뜻부터 다름에도 불구하고 비판이라는 과정을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런 오해는 우리나라의 일방적인 교육 탓이라고 봅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토론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토론 없이는 사회가 돌아갈 수가 없죠.

그런데 이게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유교사회였고 어른과 권력자에게 순종해야 한다는 풍토가 있었습니다. 거기다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일본으로부터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교육을 받으면서 그런 ‘무조건 순종’ 풍토는 더 강화되었지요. 어른의 잘못된 말에 반박하면 ‘감히 어디서 대드냐’라며 혼나고 자신의 위에 있는 사람의 말은 무조건 따라야 했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선진국들은 토론식 수업으로 창의력과 정당한 비판 능력을 키워주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선생님의 일방적인 교육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실제로 중고등학교 교실에 가보면 학생들이 말하는 모습은 서로 떠드는 모습을 제외하고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단지 선생님의 말을 들을 뿐이고 그러면서 창의력이 죽어가는 것이죠. 그런 일방적인 교육에 불안한 부모님들은 자식을 토론식 학원에 보냅니다. 아니, 얼마나 웃기는 얘기입니까? ‘토론식 학원’이라는 것이. 토론이라는 것은 원래 어느 곳에서나 찾아볼 수 있어야 하는 것인데 말이죠.

이렇게 토론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풍토 때문에 사람들은 ‘비판’이라는 과정을 어색하게 생각하게 되었고 그것이 이어져 비판과 비난을 구분하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 봅니다. 어찌보면 제가 너무 과장했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요. 고작 비판과 비난에 대한 사소한 오해가 토론의 부재 때문이라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닙니다. 사람들이 비판이라는 과정을 어색하게 여긴다라는 점입니다.

이것을 바꿀 수 있는 사람들은 선생님들 뿐입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토론식 수업에 익숙하지 않은 선생님들이 많지요. 하지만 새로운 가치관을 가진 선생님들이 들어오면서 이 점은 나아지고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교육과정 또한 바뀌어야 겠지요. 기존의 지식 전달 위주의 교육과정에서 토론을 위주로 하는 교육과정으로요. 그러다보면 우리나라도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하는 인물이 많이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노벨상 얘기, 많은 의견의 공존하는 사회의 이점 등 쓰고 싶은 것이 많지만 이만 줄이겠습니다. 좀 많이 횡설수설 한 것 같네요. 하지만 요점은 이것입니다. 현재의 비판과 비난에 대한 오해는 토론식 수업의 부재에서 나왔으며 선생님들이 토론식 수업을 이끌어 나가면 창의력과 논리력을 동시에 갖춘 인물이 많이 나올 것이다.

13 comments

  1. 무조건 순종 풍토.. 이 문단이 정말 공감되네.. ㅇㅇ 이제는 이런 풍토가 오히려 사회발전을 저해하는데 말이야.. 무조건 어른 말이 맞대.. 쪕

  2. 중3때 기술선생님께서는 이제 곧 정년퇴직을 앞두고 계신데 생각을 보면 정말 선진국형 선생님 생각인것 같아 보통은 무조건순종 풍토처럼 선생님말이 진리다.. 이런 생각으로 수업하는데 기술선생님께서는 항상 수업은 선생님 혼자 하는게 아니고 학생들과 서로 말하면서 이루어지는거라면서 자신의 의견을 마음껏 펼쳐보라고 늘 말씀하셨지 ㅇㅇ 그 덕분에 그때의 기술수업은 꽤 유익한 수업 중 하나였었어..

  3. 예전에 영재원 다닐 때 지구과학 선생님이 계셨는데, 그 선생님은 우리가 질문을 해야 수업이 진행되는 방식이었어. 그리고 그 주제에 대해서 서로 자기 의견을 자유롭게 말해보고, 선생님의 의견도 말씀해주시고 이런 식이었지. 무작정 진도만 빼는 것보단 이게 바로 선진화된 교육이라는 생각이 들어. 시험 바꾸고 입시 바꾸고 한다고 과연 교육 선진화가 될까? 하루하루의 수업이 똑같은데 결과적으로 뭐가 다르겠어. 수업의 질도 좀 신경을 써주면 좋겠어..

  4. 토론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풍토… 자유로운 의사 소통이 부족하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거지? 사실 우리나라는 이상하게 어른들이 어린 사람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자기 의견만 내세우는 경향이 많지.. 기성세대와 신세대간에 대화가 많이 일어나면 사회가 발전할 수 있을텐데…. 토론, 토의 등등등 학생들이 스스로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는 게 바람직할 거라고 생각이 들어. 그리고 만약에 틀린 말을 하면 그걸 비난하고 깎아내릴 게 아니라,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일단 받아들이고 문제점을 지적해주는 식으로 우리가 서로의 의견에 대해서 마음을 열 필요도 있지 않나 싶어.

  5. 나와 안준영이 정말 좋아하는 선생님 한분이 계신데 그분은 토론하는걸 좋아하셨지..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걸 오히려긍정적으로 생각하신 면도 있었고..
    철학 공부하시지 않은것 같았지만, 그분은 어쨌든 회의주의자이고 이단자이셨던것같네ㅋㅋ

    비난,비판의 차이점은 스트링님이 나에게 3번이나 이야기해서 잘 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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