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lvin의 정전기 발생장치 – 떨어지는 물만으로 엄청난 정전기를 발생시키기

얼마 전에 제가 다니는 충남대학교 영재교육원 물리 사사과정에서 논문 작성을 마쳤습니다.[footnote]저희 영재교육원에서는 사사과정이 되면 3명씩 팀을 이루어 실험을 하고 논문을 씁니다. 저희는 조금 논문을 수정하고 1~2달 뒤에 논문 발표하는 일만 남았네요.[/footnote] 논문 주제는 ‘Kelvin의 정전기 발생장치’입니다. 1월달에 논문 주제를 무척 고민하고 있었는데 담당 교수님께서 Wikipedia에서 좋은 자료를 가지고 오셔서 그것으로 결정했어요.

Kelvin 정전기 발생장치는 떨어지는 물만으로도 엄청난 정전기를 발생시킬 수 있는 장치입니다. 물론 단순한 수력 발전기는 절대로 아닙니다. 물을 이용해서 발전기를 돌리는 것이 아닌 그냥 물 자체를 이용해서 전위차를 발생시키는 것입니다.

Kelvin 정전기 발생장치의 원리


from File:Kelvin water dropper.PNG –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 BY-SA

이것이 Kelvin 정전기 발생장치의 설계도(?)입니다. 보시다시피 위에 수조와 두 노즐이 있고 고리와 양동이가 있습니다. 고리와 양동이는 서로 교차해서 도선으로 연결되어 있구요. 어떻게 물 자체를 이용해서 전위차를 발생시킬 수 있을까요? 그 비결(?)은 ‘우연’에 있습니다.

여러분이 여러 공을 던진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냥 던지는 것이 아닌 앞에 그려져 있는 사각형에 던지는 것이에요. 그 사각형은 정확히 반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그 상태에서 여러분이 공을 던지면 두 구역에 정확히 같은 수의 공이 떨어질 수 있을까요? 아마도 그런 일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이것도 마찬가지 입니다. 물 속에는 여러 종류의 양이온과 음이온이 들어있습니다. 둘의 양은 같기 때문에 물은 중성을 띄고 있지요. 하지만 두 이온이 양쪽 노즐로 정확히 똑같은 수만큼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아주 약간 다른 전하로 떨어지지요.

예를 들어 왼쪽 노즐에서 오른쪽 노즐보다 아주 약간 (+) 이온이 많이 떨어졌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러면 왼쪽 양동이에 약간의 (+)전하가 모이게 되지요. 그러면 도선을 따라 오른쪽 고리도 (+)전하로 대전되고 이것은 오른쪽 노즐에서 (-)이온을 끌어당깁니다. 그렇게 (-) 이온이 오른쪽 노즐에서 떨어지게 되고 오른쪽 양동이는 (-) 전하로 대전되게 됩니다. 그러면 도선을 따라 왼쪽 고리도 (-) 전하로 대전되게 되지요.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왼쪽 노즐에서 약간의 (+) 이온이 떨어짐
  2. 왼쪽 양동이에 (+) 전하가 모임
  3. 오른쪽 고리가 (+) 전하로 대전됨
  4. 오른쪽 노즐에서 (-) 이온이 인력을 받아 떨어짐
  5. 오른쪽 양동이에 (-) 전하가 모임
  6. 왼쪽 고리가 (-) 전하로 대전됨

이 과정이 계속 반복되면서 두 양동이 사이의 전위차는 계속 벌어지게 되고 이것을 이용해서 스파크를 일으키거나 방전관을 키는 등의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몇 만 볼트까지 가능하다고 하네요~

실제로 만들어 본 결과

이거 이론은 비교적 간단하지만 실제로 만들기는 무척 어렵더군요. 양동이와 캔의 크기, 물줄기의 세기, 스파크 단자의 간격, 습도 등 많은 변수들이 적당해야 작동하는 것 같았습니다. 몇 십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성공했습니다. 처음 스파크가 일어날 때 정말 막 소리지르면서 뛰고 싶은 심정이었어요.ㅎㅎ 다음은 저희 팀이 직접 만든 Kelvin 정전기 발생장치입니다.

수조는 10 L 들이의 양동이로 했구요, 고리는 통조림 캔으로 했습니다. 나무로 전체적인 틀을 만들었구요. 이게 실제로 정전기를 발생시킬 수 있을지 못 믿으시겠나요? 다음은 실제 스파크 사진입니다.

저 스파크 단자는 간격이 대략 1.5 cm정도 됩니다. 멀티미터로 전위차를 측정했더니 나가버리더라구요. 인터넷에서 ‘공기중에서 1 m당 를 넘으면 방전된다’는 글을 보고 계산해 보았더니 대략 7500 V정도 되더라구요. 손을 살짝 대보면 순간적으로 따끔 하는 느낌이 납니다.ㅎㅎ

스파크로는 뭔가 부족한 것 같아서 형광등도 켜보았습니다.

지속적으로 계속 킬 수는 없고[footnote]한번 켜지면 전위차가 0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바로 다시 꺼집니다.[/footnote] 순간적으로 켰다 꺼지는데 정말 신기했어요.

제대로 실험이 성공해서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제 논문 발표하는 일만 남았네요.

아, 혹시 Kelvin의 정전기 발생장치를 직접 만들어보고 싶으신 분이 있으시면 High voltage device: Kelvin’s ThunderstormKelvin’s Thunderstorm – Create lightning from water and gravity!를 참고하세요. 이거 번역하느라 죽는 줄 알았습니다.ㅎㅎ

Kelvin의 정전기 발생장치에 대한 동영상을 더 보고 싶으시면 구글 동영상에 ‘Kelvin Generator’이라고 치시면 잔뜩 나옵니다. 저희보다 훨씬 잘한 분들도 무척 많아요.

18 comments

  1. 재미있는것을 하시네요. 나이도 어리신것 같은데 대단하시군요!
    계속 열심히 하셔서 나중에 의미있는 연구를 하시기를 바랍니다.

    조금 첨언을 하자면, 하고 계시는 것은 새로운 것을 발견하거나 실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논문 보다는 보고서로 부르는 것이 더 맞지 않을까 합니다.

    1. 네, 저도 보고서가 맞는 것 같지만
      제가 다니는 영재교육원에서 실험 ‘논문’ 발표회를 하기 때문에 그냥 논문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방문해주셔서 고맙습니다^^

  2. 저도 중학교 때 영재교육원을 다니면서 논문(이라기보단 보고서였지만요. 주제가 뭐였더라….)비슷한 걸 써서 적게나마 상금도 타본 경험이 있는지라 참 그립네요. 이렇게 자유롭게 뭔가를 할 수 있는 건 정말 중학교 때가 마지막이었던 기분이 들어요. 과학고도 별로 실험은 안 하고.

    1. 영재교육원 다니기를 정말 잘한 것 같아요.
      학교에서는 거의 못했던 실험들도 많이 할 수 있어서요.ㅎㅎ
      그런데 과고에서 실험을 별로 하지 않나요?

    2. 저는 경기과학고를 나왔고, 다른 과학고에 일반적으로 대입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겠지만, 평상시에는 많이 하지 않습니다.
      다만 1년에 한 번 자신이 주제를 정해서 자유롭게 논문을 쓸 기회가 있는데, 마음만 먹으면 이 때 영재교육원보다 훨씬 좋은 환경에서 자유롭게 실험을 할 수도 있지요. 제 친구 중에도 며칠동안 실험실에서 살다시피 한 애도 있었고.
      그 외에 동아리 실험도 있었으니, 안 한다고는 해도 사실 영재교육원보단 훨씬 자유롭게 많이 실험을 해볼 수 있는 편이에요.

  3. 이거 저희 학교에서 KYPT 나갔던 선배들이 이를 응용한 설치미술작품을 만든 일이 있습니다.

    지금도 미술실에 있다죠 ㅋ

  4. …반물질로 발전을;; 이라… 하하
    어디까지나 공상 과학입니다.
    최근 실험을 통해 작은 반물질 하나를 얻고 엄청나게 난리가 났었지요.
    그게… 반물질 중에서도 아주 작은 ‘핵’하나였습니다. 원자핵이요. (반 수소)
    반수소 하나를 얻기위해 쓴 기구는 당연히 입자 가속기 입니다. 그냥 뚝딱 해서 나오지도 않고
    수천명의 과학자가 가진 애를 쓴 결과 얻은 겁니다.
    소모된 에너지가 엄청난 건 당연하구요;;;
    볓백년 후에라도 불가능합니다.
    반물질은 불안정하고 불안정한 물질을 만들기 위해서는 더 큰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더구나 유지하는데 드는 에너지는;; 어유 말도 못합니다.

    1. 반물질을 만들고 유지하기가 무척 힘들다는 것은 저도 잘 압니다.
      그러나 몇백년 후에도 불가능하다고 단정지을수는 없지요.
      누가 압니까? 그 사이에 정말 혁신적인 기술이 개발되어서 반물질을 쉽게 얻고 유지하게 될 수 있을지.

  5. 평행우주;; 거쳐야 할 산이 많은 이론이죠…
    ‘무한대’를 남발하는 물리 이론이니; 사실 따져보면 물리라기 보단 수학이라고 불러야 할듯 합니다.
    신의 존재를 부정하기 위해 증명할 수도 없는 억지 가설을 계속 끼워넣고 있달까요;;

    1. 평행우주 이론은 신의 존재를 부정하기 위한 것이 주 목적이 아니라, 다른 것을 위한 것이라고 들었어요.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증명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이건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물리를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많은 진전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6. 뭐 종교인들이 무슨죄겠써요.
    미혼모 마리아가 희대의 사기극을 벌인게 제대로 먹혀들어간게 문제지.

  7. 악ㅋㅋㅋ
    위의 댓글들을 읽다보니 좀 부끄러워지네요.
    이 글을 쓸 당시에는 무신론과 종교에 대해서 뚜렷한 입장을 가지고 있지 않았지요.

  8. “떨어지는 물만으로도 엄청난 정전기를 발생시킬 수 있는 장치” -> 마치 떨어지는 물이 정전기를 발생시킨다?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착각하게 만들군요.

    “예를 들어 왼쪽 노즐에서 오른쪽 노즐보다 아주 약간 (+) 이온이 많이 떨어졌다고 가정해 봅시다” -> 그러나 현실은 위 가정을 위해 에너지가 소비되어야 하죠.

    결국, 전기에너지를 정전기에너지로 변환시켰다가, 다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인데, “영구기관”으로 보입니다.

    1.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잘 모르겠는데, 이 장치는 영구기관이 아닙니다. 그냥 우연적인 전하 분리를 통한 트릭일 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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