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 미국 수학여행을 다녀와서..

부제 : 내 꿈을 잡아주고 세상을 보는 눈을 넓혀준 여행

2011년 10월 12일, 우리는 모두가 자고 있을 새벽에 기숙사에서 나왔다. 평소 같았으면 졸려서 제대로 눈을 뜨지도 못할 시간이었겠지만 그날따라 신기하게도 전혀 졸리지 않았다. 그렇게 기다리던 국외체험학습을 떠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바로 인천으로 출발했다. 3시간 정도 후 우리는 인천공항에 도착했고 많은 친구들이 낯선 광경에 신기해했다. 나도 역시 국제선은 처음 타 보는 것이었고 곧 외국으로 떠날 것이라는 사실이 꿈만 같았다. 짐을 맡기고 탑승 수속을 한 다음 우리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비행기는 생각했던 것보다 넓었다. 좌우로 좌석이 9개나 배치되어 있었고 나는 다행히 창가에서 두 번째 자리에 앉게 되었다. 초등학생 때 제주도를 갈 때 타본 비행기와는 서비스가 차원이 달랐다. 앞에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스크린이 있었고 헤드폰, 실내화, 칫솔, 담요, 베개 등이 갖추어져 있었다. 곧 이륙했고 나는 어린애마냥 들뜬 마음에 창밖을 쳐다보았다. 창밖을 곧 쳐다보다가 지루해져서 나는 스크린에 집중했다. 영화도 한 편 보고 게임도 하면서 13시간을 다 보냈다. 하지만 잠을 한 숨도 자지 못했는데, 비행기 소리가 너무 시끄러웠기 때문이다. 하필이면 귀마개도 다 떨어졌다고 한다. 그곳에 도착하면 다시 아침인데 어떻게 버틸지 걱정스러웠다.

12일 오전 10시에 우리는 토론토 공항에 도착했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여기가 아침이라는 것이었다. 분명히 내 몸은 밤 12시라고 말해주고 있는데 말이다. 공항 밖으로 나오니 생각보다 한국과 별로 다른 점이 없었다. 다만 표지판이 영어라는 점만 조금 낯설었다. 내가 외국에 와 있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았다.

한식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나서 우리는 버스를 타고 CN 타워로 향했다. CN 타워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탑이고 전망대에서 토론토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다고 들은 기억이 났다. 토론토 외곽은 한국의 시골 느낌이었는데 도심으로 가니 현대적인 건물이 눈에 많이 들어왔다. 현기증 날 정도로 높은 건물들도 꽤 있었다. 공사중인 지역이 무척 많았는데, 마치 아직 건설중인 도시인 듯한 느낌을 받았다. CN 타워는 무척 높아서 눈에 잘 띄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도시 전경을 보니 정말 아름다웠다. 한쪽에는 한반도만한 크기를 갖고 있다는 온타리오 호수가 있었다. 바닥이 유리로 되어 있는 곳도 갔는데 정말 아찔한 높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시청과 주의사당, 토론토 대학을 거쳐 우리는 나이아가라 폭포 지역으로 향했다. 이 쯤 내 몸은 거의 녹초가 되었기 때문에 금방 곯아떨어졌다. 눈을 떠 보니 밤이었고 우리는 나이아가라 폭포의 전설과 여러 일화에 관한 I-MAX 영화를 본 다음에 호텔로 갔다. 호텔은 생각보다 무척 좋았는데, 방도 넓고 무척 편안해 보였다. 다만 형광등이 없고 화장실 바닥에 배수구가 없는 등 한국과 다른 점들이 많아 적응하기 어려웠다. 나와 내 룸메이트는 도착하자마자 바로 잠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 6시에 일어나 빵과 시리얼로 아침을 먹고 나이아가라 폭포로 향했다. 그 전에 잠깐 호텔 앞에서 해돋이와 함께 멀리서 나이아가라 폭포를 구경했는데 정말 장관이었다.

먼저 나이아가라 폭포 하류로 가서 물이 소용돌이치는 월풀을 구경하고 다시 상류로 올라와 나이아가라 폭포를 눈 앞에서 구경했다. 사진으로만 보던 것이 내 눈 앞에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엄청난 양의 물이 엄청난 속도로 흐르고 있었고 한 순간에 밑으로 떨어져 버렸다. 폭포 밑에서 ‘안개 속의 숙녀호’라는 배도 탔다. 옷은 다 젖었지만 폭포 전체를 눈앞에서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기억에 남는다.

다음으로, 미국 쪽 폭포를 보기 위해 국경을 넘었다. 국경을 넘을 때 무척 철저하게 검사를 받았는데, 마치 내가 범죄자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미국 쪽 폭포는 캐나다 쪽과는 사뭇 달랐다. 좀 더 작고 아기자기한 느낌이었다.

나이아가라 폭포 관광을 마치고 알바니까지 이동했다. 이동하는 데만 무려 6시간이나 걸렸는데 미국은 정말 넓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호텔에서 친구들과 조금 놀다가 잤다. 요즘 우리 반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마피아 게임을 다같이 했는데 친구들과 더 친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

셋째 날은 기다리던 대학교 방문 날이었다. 나는 평소에 나중에 MIT와 같은 명문 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었는데, 이곳에 직접 방문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아침을 먹고 보스턴까지 이동했다. 보스턴은 토론토와는 느낌이 달랐는데, 좀 더 딱딱하고 오래된 도시 같은 분위기였다. 먼저 하버드 대학교를 방문했다. 현지 재학생 분이 가이드 역할 해 주셨는데 신고전주의 풍의 큰 도서관과 그 앞의 하버드 상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퀸시 마켓에서 점심을 먹고 MIT로 갔다. Eddie Ha라는 현지 재학생 분이 가이드 역할을 해 주셨다. 내 핸드폰 배경화면인 Rogers Hall에서 MIT 역사와 전통에 대한 설명을 듣고 단체사진을 찍은 다음 프랑스 유명 건축가가 설계한 Stata Center에서 강성우 박사님께 강연을 들었다. 내가 사진으로만 보아왔던 이런 곳에 실제로 와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강연은 공부하는 방법과 목표를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에 대한 것이었는데, 말씀 하나하나가 공감되었다. 내가 평소에 생각하던 것과 잘 일치했다. 대표적인 예로 ‘목표를 가지되 융통성 있게 생각해야 한다’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다시 긴 이동 후 우리는 뉴욕에 도착했다. 다음 날 뉴욕 탐방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 날은 무척 바빴는데, 컬럼비아 대학교,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UN 본부, 전망대, 타임스퀘어 등을 방문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전망대와 타임스퀘어이다. 전망대에서는 백 층 정도의 높이에서 뉴욕 맨해튼 전경을 볼 수 있었는데 센트럴 파크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비롯한 여러 명소들과 고층 빌딩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었다. 정말 아름다운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타임스퀘어에는 각국에서 온 사람이 정말 많아서 움직이기도 힘들었다. 친구들과 광장을 한 바퀴 돌고 근처 기념품점에서 기념품을 산 다음 그 날 일정을 마쳤다. 지친 몸을 이끌고 전날과 같은 숙소에 들어와서 잠에 들었다.

다음 날은 아침부터 배를 탔다. 이 때가 아마 전체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정 중 하나일 것이다. 배를 타고 맨해튼 전체를 구경했는데 정말 도시가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여기 와서 살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였다. 자유의 여신상까지 가서 배가 돌았다. 자유의 여신상은 무척 컸는데 직접 올라갈 수 없어서 아쉬웠다.

다음으로 프린스턴까지 이동해 PPPL 연구소에서 강연을 들었다. 간단한 실험과 함께 PPPL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으니, 나도 나중에 이런 연구소에서 연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PPPL의 주 연구 분야인 핵융합은 내가 평소에 관심이 많던 분야이기도 하고 말이다. 다음으로 간 곳은 프린스턴 대학교인데 지금까지 갔던 4개의 대학교와 다르게 캠퍼스가 무척 넓고 아름다웠다. 마치 영화에 나오는 캠퍼스의 모습 같았다. 가이드분께 들어보니 대학교가 도시에 있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한다. 프린스턴 대학교 캠퍼스 투어를 마치고 워싱턴 DC까지 이동한 다음 근처 호텔에 들어갔다.

이제 일정의 마지막 날이 밝아왔다.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했고 집에 간다는 생각에 즐겁기도 했다. 스미소니언 박물관, 백악관, 국회의사당, NIH 등을 갔는데 미국 최대의 보건 연구소라는 NIH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곳에서 박정현 박사님께 강연을 들었는데 NIH 예산이 한국 과학 예산보다 더 많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다. 과학의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중요한 요소들 중 하나인데 이 부분에 대한 지원이 제대로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다음 날 워싱턴 공항에서 인천까지 가는 비행기를 탔고 나는 내내 잠만 자며 갔다. 아마 신체적으로 정말 피곤했나 보다. 인천에 도착하니 목요일 20일이었고 우리는 그리웠던 집에 도착했다.

이번 여행은 나에게 여러 가지 의미로 다가왔다. 먼저 내 꿈을 확실히 다잡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MIT와 PPPL 연구소 등을 방문하면서 그 곳에서의 생활이 무척 부러웠고 나도 앞으로 저기에 있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세상이 정말 넓긴 넓다는 생각을 했다. 미국에서 차로만 12시간 넘게 이동했다. 그런데 그것이 겨우 미국 동부에 국한된 내용이고 아메리카 대륙, 더 나아가서 지구 전체를 보면 상상도 할 수 없게 넓을 것이다. 나중에 대학생이 되면 세계 여행을 해보고 싶다. 다양한 문화를 가지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내 세상을 보는 눈도 더욱 넓어지지 않을까?

이번 여행은 내 평생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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